(믿기지 않지만)금연을 시작한 지 네 달이 지났다. 시간으로 보면 길지 않지만, 감각으로는 꽤 많은 층위가 지나간 느낌이다. 처음에는 단순히 ‘참는다’에 가까웠다면, 이제는 ‘덜 떠오른다’에 가깝다.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, 생각의 표면으로 올라오는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. 흡연 욕구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, 점점 더 낮은 우선순위로 밀려나는 쪽에 가깝다는 걸 이 시점에서 체감한다.
돌이켜보면 흡연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패턴의 문제에 더 가까웠다. 특정 상황—아침에 커피를 뽑을 때, 긴 텀의 일을 앞뒀을 때, 혹은 아무 이유 없이 잠깐 멈추고 싶을 때—에 자동으로 연결되던 행동이었다. 금연 초기에는 그 연결고리를 억지로 끊어내는 느낌이 강했지만, 시간이 지나면서 그 자리에 다른 선택들이 조금씩 자리 잡는다. 완전히 대체되지는 않았더라도, 최소한 ‘흡연이 아니어도 되는 상태’까지는 도달한 셈이다.
흥미로운 건, 금연을 통해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생각보다 재밌다는 것이다. 하루에 몇 번 생각이 나는지, 특정 상황에서 충동이 강해지는지, 혹은 전반적인 컨디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—이런 것들을 의식적으로 관찰하다 보면 성취감이라는 보상체계Reward System가 발동한다.
아직 완전히 끝난 상태라고 보긴 어렵다. 다만 ‘안 피우는 상태’는 점점 더 자연스러워지고 있고, 그 상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. 방심하다 다시 피우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. 아마 앞으로의 변화는 극적인 전환보다는 미세한 이동이 쌓이는 방향일 것이다.